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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소식 2014 3월호 센터소식 - 신규활동가 안중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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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28회 작성일 1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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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면서


안중호 (교육·문화팀 & 인도네시아 상담 담당)


3월 초부터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일하게 되었다. 일을 시작하자마자 만든 내 명함에는 인도네시아어 상담 담당이라는 직함이 새겨져 있다. 나는 직함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다.

인도네시아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전이다. 4년 전, 캄보디아에서 KOICA 해외봉사 활동 중 갑작스런 아버지의 급환으로 2년 계약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다행히도 아버지께서는 빨리 회복하셨지만 나는 쉽게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큰 포부를 안고 시작했던 해외생활이 별 이룬 것 없이 흐지부지된 건 생각보다 충격이 컸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던 어느 날, 대학 교수님께서 나를 호출하셨다.

“자네, 동티모르에 한번 가보지 않겠나?”

그해 처음으로 우리 학교와 결연을 맺은 동티모르 한글학교에 파견되기로 결정이 났다. 그렇게 간 동티모르는 듣던 것보다 훨씬 열악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표정에 생기가 없었다. 나는 한국어 수업보다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먼저라 판단해서, 그들에게 매일 같이 코리안드림을 외치기로 했다. 수업 중에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기술도 배울 수 있다,’ ‘그래서 귀국해서도 잘 살 수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학생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고, 특히 시험에 민감해졌다. 점점 학생 수는 늘어났고, 합격률도 향상되었다. 한국으로 떠나는 학생들을 보며, 나는 좋은 선생님이라고 자찬했다.

2년간의 동티모르 생활을 정리하고 올해 초 한국에 돌아왔다. 오랜 해외생활 끝에 돌아 온 한국은, 내가 밖에서 애써 외면하려했던 모습을 더 선명히 보여주었다. 욕부터 배우는 외국인 근로자와 그들에게 보내는 곱지 않은 시선들, 그 어디에 코리안드림이 있는 것일까. 나는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한건지도 모른다.

이 일을 하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인도네시아 사람, 인도네시아어를 할 줄 아는 동티모르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외국인근로자들이 참된 코리안드림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내가 했던 말들이 외국인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 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한국에서 희망을 가져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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