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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후기 2014 12월호 행사 후기 - 영화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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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90회 작성일 1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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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근로조건은 생각보다 훨씬 열악하다. 법정 근로시간을 넘기기 일쑤고 월급, 퇴직금 문제로 사업주와 마찰도 자주 일어난다. 사업장도 대부분 한국 사람이 기피하는 3D 업종이다. 업무 시간이 너무 길고 생활영역도 사업장과 기숙사를 벗어나지 못하다보니 본국에서 본 한국tv 속의 한국은 한국인 듯 한국 아닌 한국 같기만 하다.

이주노동자의 가장 큰 목적은 아무래도 돈이겠지만, 그렇다해서 3년간 일만 하다 갈 수는 없다. 우리 센터에서는 이런 상황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주민 공동체에서 행사가 있으면 인적, 물적으로 지원하는 ‘공동체 행사지원’,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부산 시내 곳곳을 여행하는 ‘문화탐방’, 이주민과 선주민 간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자원활동가 운영’ 등 이주노동자가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한국사회에 녹아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4일 센터 ‘문화탐방’사업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우리는 영화를 보기에 앞서 인도식당에 모여 점심을 함께 먹었다. 식당 사장님은 파키스탄 사람이지만, 인도네시아 손님을 자주 봐왔는지 인도네시아어를 곧잘 했다. 탄두리 치킨, 난, 커리 등 인도의 대표 음식들이 차려지자,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순식간에 해치웠다. 음식 맛이 뛰어난 이유도 있지만 우리가 예매한 영화의 상영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조급하기도 했다.

우리는 <엑소더스 : 신들의 전쟁> 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날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이 사하구에 있는 이슬람 기도원 회원들이기 때문에, 종교관련 영화가 의미있을거라 생각해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조금 걱정을 했지만 대부분 재미있게 봐서 다행이었다. 종교보다는 액션과 스케일에 더 감동을 받은 것 같았다. 종교색도 강하지 않고 한국어, 영어를 잘 몰라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더 그런 듯 했다.

연말이라 날씨가 매우 춥다. 송년회라는 이름으로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 술한잔하는 자리가 많아지고 있다. 이주노동자도 연말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은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몸은 추울지라도 마음은 그들의 나라에 내리쬐는 햇볕처럼 따사롭길 바란다.

글 : 안중호 (부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교육문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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