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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0 00:00
체불 임금 2억 6천만 원
최근 같은 사업장에서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베트남 노동자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들의 체불 금액은 약 3,000만 원. 처음에는 흔히 접하는 개인의 단순 체불 사건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상담이 깊어질수록 감춰져 있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돈을 받지 못했다"며 이미 퇴사한 이들과 뒤이어 일터를 떠난 노동자들의 연락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 것입니다. 그렇게 두 명으로 시작했던 피해자는 어느새 12명으로 늘어났고, 현재까지 확인된 이들의 체불 임금과 퇴직금은 무려 2억 6,000만 원에 달합니다.
현재 이 사건은 고용노동청의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근로감독관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에는 한국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총 50여 명의 노동자가 근무했으며, 한국인 노동자들 역시 대거 진정을 제기한 상태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업주는 "지급 능력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향후 형사처벌 절차는 물론 민사 소송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 길고 복잡한 싸움이 예상됩니다.
이번 상담을 진행하며 가장 가슴 아팠던 점은 거대한 체불 규모보다, 그 뒤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깊은 불안감이었습니다. 먼 이국땅 한국을 찾은 이유는 오직 하나, 고향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몇 달 동안 밤낮없이 땀 흘려 일한 대가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한 노동자는 "베트남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며 끝내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습니다.
다수의 노동자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 "회사가 정상화되면 꼭 지급하겠다"는 사업주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배려와 신뢰는, 역설적이게도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거대한 피해액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물론 사업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주의 경영난이 노동자가 흘린 피땀의 대가를 짓밟아도 되는 '이유'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모든 사업장이 "지급 능력이 없다"는 핑계로 꼬리를 자르듯 책임을 회피한다면, 매일 성실하게 일터로 향하는 노동자들은 과연 누구에게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단 말입니까.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노동자가 정당하게 받아야 할 임금과 퇴직금은 그 어떤 경영 위기 속에서도 결코 유예되거나 포기될 수 없는 '최소한의 생존권'이라는 점입니다.
노동의 대가가 사업주의 상황이나 선의에 의존하는 한, 유사한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경을 넘어 정당하게 땀 흘린 모든 노동자의 권리가 제도 안에서 확실히 보호받고, 체불이라는 불의 앞에 엄정한 법과 사회적 책무가 작동할 때 비로소 일터의 정의는 바로 설 수 있습니다.